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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감사성찬례 전례와 설교

2024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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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주일 성수 예식 (Asperges) – 신학적 의미와 성서적 기원


부활주일 성수 예식, 라틴어로 Asperges, 즉 “뿌리다”는 뜻의 이 의식은 부활절에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성공회, 가톨릭, 정교회 같은 전례적 교회들은 이 날 사제가 성수를 축성하고 종려나무 가지나 성수채로 신자들에게 성수를 뿌리며 부활의 기쁨과 새로운 생명을 상기시킵니다.


  1. 성서적 뿌리


Asperges 성가의 가사 “Asperges me, Domine, hyssopo et mundabor”(주님, 우슬초로 저를 깨끗이 하소서, 그러면 제가 깨끗해지리이다; 시편 50[51],9) 는 회개의 시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우슬초(hyssop)는 구약에서 정화 의식에 사용되었던 식물로, 예를 들어 출애굽기에서 유월절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를 때나(출 12,22), 레위기의 정화 의식(레 14장)에서 등장합니다. 따라서 성수 예식은 단순한 물뿌림이 아니라 새 언약의 정화와 속죄의 표징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목마르다” 하실 때(요 19,28-29), 로마 군병은 신 포도주를 적신 우슬초 가지를 주셨습니다. 교부들은 이를 그리스도의 희생과 구약 정화 의식의 완성을 연결 짓습니다. 물과 피가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것(요 19,34)은 세례와 성찬의 은총을 상징하며, 이 성수가 신자들에게 뿌려질 때, 그리스도의 피로 씻김받는 영적 은총이 재현됩니다.



  1. 부활과의 연결


부활주일의 Asperges는 특별히 세례와 밀접히 연결됩니다. 부활 성야에서 이미 세례성사가 베풀어진 후, 부활주일에는 전 공동체가 세례 서약을 갱신하고, 성수를 통해 새 생명에로 부르심을 새롭게 합니다. 이는 로마서 6,3-4에서 사도 바오로가 말한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의 죽음에 동참하여, 새 생명 안에서 살아가게 됨”을 상기시키는 예식입니다.



  1. 교부들의 해석

교부들은 물의 신비를 세례와 연결하여 해석했습니다.


  • 성 이레네우스는 세례의 물을 성령의 활동으로 해석하며, 물과 성령을 통해 인간이 다시 태어난다고 말했습니다.

  • 성 암브로시우스는 세례수를 “거룩한 약”이라 부르며, 인간의 본성이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변화되는 은총의 통로로 강조했습니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성수를 단순한 상징으로 보지 않고, 교회 공동체 안에서 끊임없이 정화하고 새롭게 하는 실제적 은총의 표징으로 이해했습니다.

부활주일에 이 물을 뿌린다는 것은 단순한 과거 회상의 행동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이 지금 여기에서 재현되고 우리 삶 안에 계속해서 작용함을 믿는 신앙 고백입니다.


부활주일 Asperges는

  • 정화와 회개의 은총 (시편 50)

  • 세례의 갱신 (로마서 6장)

  • 그리스도의 희생과 부활 사건에 동참 (요한 19장)

  • 교회 공동체의 성화와 갱신 (교부들의 가르침)


이 모든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신자들은 이 물을 통해 단순히 축복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고, 성령 안에서 새로운 생명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합니다.


결론

부활주일 성수 예식은 “부활의 물”로서 우리를 새롭게 하며, 신자들을 세례의 은총 안으로, 그리고 그리스도의 부활의 신비 안으로 깊이 초대하는 강력한 전례적 행위입니다. 이는 단지 의식적 행위가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살아 있는 은총의 통로이며, 성령께서 교회 안에서 오늘도 활동하신다는 표징입니다.




2024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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